이탈화를 위한 생성기계
나는 쉽게 범주화에 이탈된 ‘오류’에 조응한다. 내 신체는 지문 인식기 '인식되지 않는 지문' 신체 이기에, 데이터화 되지도, 정보화 되지도 못하는 곳에 머물게 되었다. 나는 이 경험을 통해 갈무리 되지 못한 '오류' 신체가 어떤 범주를 통과하지 못했는지 질문하게 되었다. 그래서 나의 질문은 기술 매체의 경계와 분류법의 영속화에 대한 끊임없는 의의를 제기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나는 분류법 사이의 사이공간에서 균열적 힘을 수색한다. 매체에 매개된 생명들은 태초에 생성된 그들 스스로의 야생성과 멀어진채로 목적의식의 틀 안에서 명명 당한다. 나는 명명의 체계와 이분화되어 있는 시공간 속에 은폐되어 있는 낯설고 길들여지지 않은 존재들의 균열을 향한 태동적 힘을 들춘다. 그래서 명명화된 원형에서 태고적 유기적 형상으로 전환 한다. 낯설고 야생적인 점성과 농도를 조형언어로 삼고, 유기적 형상으로 그들의 다공성 몸은 야생성을 토대 삼아 명명과 원형에서의 이탈화를 수행하게 하려한다.
나는 보통의 질서화된 세계라고 부르는 기술 사회 속에서 분열이 아닌 야생적 융화의 가능성을 호위하고 싶다. 융화의 가능성을 수색하는 것은 분열이전의 상태와 원시적 상태를 근원하게 한다. 그렇기에 명명된 원형에서의 이탈을 통해 원시적이며 태고적 야생화(化)를 향한 중의적 시어를 써내려간다. 가령 생성형 인공지능의 프롬프트에 중의적 텍스트를 입력하고, 그들의 이해와 몰이해 사이에 토사된 이미지들을 건져올리며, 다시 나만의 농도로 담근질한다. 그렇게 변종들이 피어나고, 변종들은 끊임없이 유기적 형상을 생성하는 기계가 되어, 융화를 갈구하는 생성기계가 된다. 이를 통해 나는 유연한 점성이 단단한 틀보다 견고하며, 이탈적 수행이 고정적 수행보다 끈적하며, 연대적 힘의 태동을 수색하며 나만의 조형언어로 드러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