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 8월 여름, 수많은 몸이 지나가고 잔존하고 있을 오래된 주택에서...
공간 ‘방도’는 “1974년에 지어진 주택의 원형을 간직한 공간”이다. 이곳은 현실에 부딪혀 재건축이라는 논리에 따라갈 수도 있지만, 모종의 이유로 그것을 잠시 유예한 다. ‘방도’는 여전히 주변에 허물어진 건물 처럼 언젠가 사라질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불확실한 기로에 서 있는 ‘방도’는 현재 주기 적으로 전시와 이벤트를 여닫는다. 방도에서 열리는 다양한 전시와 이벤트는 이곳과 저곳 각기 다른 목소리들을 호명한다. 이 목소리 들은 켜켜이 축적되며 새로운 서사를 생성하 고 있을 테다. 이렇게 두터워진 서사는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우리가 어느 정도 예견하고 있고, 일어날 수도 있는 미래의 가능성을 뒤 집을 것인가. 다성의 목소리는 전시 공간을 가로지르고 얽히며, 다른 미래가 펼쳐질 가능성을 품게 만드는가.
공간 ‘방도’는 “1974년에 지어진 주택의 원형을 간직한 공간”이다. 이곳은 현실에 부딪혀 재건축이라는 논리에 따라갈 수도 있지만, 모종의 이유로 그것을 잠시 유예한 다. ‘방도’는 여전히 주변에 허물어진 건물 처럼 언젠가 사라질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불확실한 기로에 서 있는 ‘방도’는 현재 주기 적으로 전시와 이벤트를 여닫는다. 방도에서 열리는 다양한 전시와 이벤트는 이곳과 저곳 각기 다른 목소리들을 호명한다. 이 목소리 들은 켜켜이 축적되며 새로운 서사를 생성하 고 있을 테다. 이렇게 두터워진 서사는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우리가 어느 정도 예견하고 있고, 일어날 수도 있는 미래의 가능성을 뒤 집을 것인가. 다성의 목소리는 전시 공간을 가로지르고 얽히며, 다른 미래가 펼쳐질 가능성을 품게 만드는가.
《탄제린 레버리 Tangerine Reverie》는 탄제린 빛의, 짙은 주홍색의, 우리의 마음속에 살고 있는 붉은 기억에서 출발한다. 그렇다. 우리 마음속에는 붉은 기억이 있다. 예컨대 어스름한 새벽노을 빛을 바라 본 경험, 타오르는 모닥불을 바라보며 사색에 빠진 경험, 휴양지에서 뜨겁게 달궈진 바닥의 아지랑이를 본 경험, 냄비를 태워 집 안 가득 매캐하게 퍼진 연기를 흡입해 본 경험. 탄제린이 동반하는 기억은 소리를 가지고 있고, 열감이 느껴지며, 냄새를 풍긴다. 전시는 이곳 저곳에서 생겨났던 탄제린 색 몽상을 그러모은다. 우리 마음속의 붉은 기억을 끌어내고자 한다.
불은 공기를 눈과 코, 피부로 실감하게 만든다. 그리고 불이 지나간 자리에는 잿가루가 남는다. 불과 재, 뿌연 연기가 교차하는 연소 과정에서 건축물, 나무, 농약, 꽃, 벤치, 풀, 아스팔트, 모래, 개구리, 지렁이, 개미, 미생물, 사람... 이 탄다. 잿가루는 공기 입자에 섞인다. 뿌연 연기는 우리의 코를 지나, 폐 속을 찌른다. 철학자 에마누엘레 코치아는 우리가 태어나고, 존재한다는 것에 관해 “이미 살아 있었던 살(flesh)의 한 조각을 재활용”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끊임없이 서로 에게 살을 건네고 있다. 그 살은 아주 오래된 것이고, 예기치 않게 흘러 들어온다.
《탄제린 레버리 Tangerine Reverie》는 불과 재를 매개로, 분자와 몰 단위의 관점에서, 우리 몸에 가장 밀접하게 작용하면서도 좀처럼 잘 인지하지 못했던 공기와 호흡, 그리고 우리를 둘러싼 환경을 감각 하고자 한다. 이 공간에서 ‘누구’의 소리가 들리는지, ‘무엇’이 향을 내뿜는지, 피부에 닿는 ‘무언가’를 감지해 보기를. 우연히, 필연적으로 각자가 가지고 있는 탄제린 빛의 붉은 기억은 이 공간의 벽에 스미고, 작업에 안착하고, 떠다니게 될 테다.
방선우는 식물도감과 디지털 데이터의 분류 체계 속, 식물이 범주화 되는 과정에서 식물 개체 간 고유의 차이가 소거되는 방식에 의문을 가지고 꾸준히 작업을 이어 나가고 있다. 지극히 인간 중심적인 식별 과 섭식 문화 바깥의, 생산 권력 주체에 포섭되지 않는 식물 고유의 개별적인 차이를 추적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한국에 서식하는 ‘미나리’, 고대 지중해 지역에서 인류에 의해 멸종된 사례로 알려진 ‘실피움’ 사이의 상호 교차점을 발견한다. 서로 다른 시간과 장소에 놓인 식물들의 기억은 회화 설치와 드로잉, 텍스트와 사운드 작업을 통해 연결되며, 이는 자생과 소멸이 뒤얽힌 상상의 생태 환경을 구현 하려는 시도다.
고대 식물 실피움은 미나리과 기원으로 추정되며 과도한 채취와 방목, 삼림 벌채같이 인위적인 환경 변화로 인해 멸종된 것으로 알려진 약초이다. 여기서 캐런 바라드의 말을 빌리자면, “존재한다는 것은 곧 ‘물려받는 일’”이다. 과거에 일어난 사건들은 우리의 현재뿐 만 아니라 미래와도 상호작용하므로, 우리가 계승하는 것은 단지 과거가 아니라 미래이기도 하다. 실피움과 미나리의 관계도 마찬가지 다. 사라진 실피움은 완결된 과거가 아니라 지금까지도 계속 되돌아 오는 사건이고, 현존하는 미나리는 아직 도래하지 않은 소멸을 이미 몸에 지닌 존재다. 방선우는 이처럼 ‘물려받은’ 죽음을 품은 채 살아 가는 식물 존재에 귀 기울이고, 그 목소리에 응답하며, 전시장에 무수히 진동하는 목소리를 마주하도록 요청한다.
Curated by Song Hyojin ,Bang Seonu, Hyeran Jang, Jina Shin
❢ 참여 작가〳방선우, 신진아, 장혜란
❢ 기획 및 주관〳송효진
❢ 전시 장소〳방도(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영중로14길 33-1 2, 3층)
❢ 전시 기간〳2026.08.04.-08.13.(휴무일 없음)
❢ 운영 시간〳13:00-19:00
❢ 연계 퍼포먼스〳강정민
❢ 그래픽 디자인〳최진영
❢ 사진·영상〳고정균, 신성민, 이동웅
❢ 주최〳방도
❢ 참여 작가〳방선우, 신진아, 장혜란
❢ 기획 및 주관〳송효진
❢ 전시 장소〳방도(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영중로14길 33-1 2, 3층)
❢ 전시 기간〳2026.08.04.-08.13.(휴무일 없음)
❢ 운영 시간〳13:00-19:00
❢ 연계 퍼포먼스〳강정민
❢ 그래픽 디자인〳최진영
❢ 사진·영상〳고정균, 신성민, 이동웅
❢ 주최〳방도